장황한 소감을 남기기보다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는 것이 더 나아보여서 준비했다. 지난 1년간 <스포츠온>에서 남긴 기사들을 정리해봤다.

1월

아시안컵 프리뷰
광주FC 김동섭 인터뷰
심서연 인터뷰

아시안컵 프리뷰는 처음으로 하는 장통 기사(여러 개 기사가 묶인 특집)였다. 김동섭 인터뷰는 섭외에 섭외를 거듭한 끝에 어렵게 따낸 인터뷰였다. 창단식 현장에서 진행해 빠듯하게 진행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심서연 인터뷰는 올림픽 유망주 기획 인터뷰인 <Fly to London> 1탄으로 준비됐다. 단순히 ‘얼짱 선수’로만 알고 있었던 그녀의 이면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2월

2011 K-리그 겨울이야기
김현 인터뷰
박주영 이혜미 인터뷰

이적 시장 결산, 외국인 감독, 승강제 등 다양한 이슈들을 하나의 장통으로 묶어버렸다. 나중에 다시 보니 호흡이 좀 느슨해진 거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대에 진학한 축구선수 김현이나 권투선수 박주영, 이혜미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들 만의 스토리가 있는 선수들이라 강하게 밀고 나갔다.

3월 

K-리그 개막특집
AFC 챔피언스리그 프리뷰
국가대표팀, 어디로 가야하나
권나라 인터뷰

K-리그 개막특집 때문에 가장 바빴던 시기였다. 그러나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라서 그런지 별다른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사격선수 권나라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새로운 세계를 궁금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미지의 바다를 향해가는 탐험가 같다고 해야 할까. 부탁대로 볼살을 깎아주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4월

해외파 야구선수 프리뷰
박은호 인터뷰
K-리그 유스팀 특집
V-리그 챔피언결정전 프리뷰
황예슬 인터뷰

다양한 종목을 맡았던 시기. 해외파 야구선수 프리뷰는 그야말로 얼떨결에 썼다. 무슨 정신으로 썼는지도 모르겠다. 박은호는 뜻하지 않게 인터뷰를 잡게 됐다. 밝은 미소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국에서 좀 더 많은 추억을 쌓고 가길 바랄뿐이다. V-리그 챔피언결정전 프리뷰는 처음으로 쓴 배구 기사였다. K-리그 유스팀 특집은 결국 뻔한 소리만 써놓은 거 같아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황예슬 인터뷰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는데 의외로 평가가 좋았다.

5월

박선규 문체부 차관인터뷰
류은희 인터뷰
가족의 달 특집
KSPO, 스포츠토토 특집

국장이 바뀐 이후 처음으로 낸 잡지였다. 그만큼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문체부 차관 인터뷰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비록 옆에서 받아 적고 기사화한 거밖에 없지만, 쉽게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류은희 인터뷰는 일정이 급하게 잡혀 힘들게 진행됐다. 가족의 달 특집은 당초 인터뷰를 할 생각이었는데, 이것이 기사로 바뀌면서 어려웠다. 하지만 사진 한 장이 나를 살렸다. 신생 여자축구팀 KSPO와 스포츠토토는 위에서 내려온 아이템이었지만, 즐겁게 진행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들을 취재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6월

석창우 화백 인터뷰
조정 국가대표팀 인터뷰
야구와 축구, 서로에게 길을 묻다
알펜시아 현지리포트
포천시민구단의 도전

석창우 화백을 인터뷰 할 때 눈앞이 캄캄했다. 도저히 야마를 잡을 수 없었다. 이 사람이 대체 스포츠와 뭔 상관인지도 모르겠고 정말 난감했다. 하지만 내놓은 이후 의외로 반응이 괜찮았다. 알펜시아 현지리포트는 시선을 어떻게 맞춰야할지 몰라 고민했다. 생각보다 취재원이 협조에 시큰둥해서 실망도 컸던 기억이 난다. 조정 국가대표팀은 생소한 종목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 즐거웠다. 야구와 축구를 비교하는 기사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썼다. 내가 한 종목에 편향된 생각을 가진 기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포천시민구단의 도전은 마감 일정상 무리수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지금 이때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밀어붙였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을 결과가 나왔다.

7월

이제는 말할 수 있다-승격 거부편
창단의 법칙
K-리그 전반기 결산
대표팀 우울한 교집합

‘창단의 법칙’은 정말 힘들게 쓴 기사였다. 하지만 남는 것도 많았다. 과거 기사를 뒤지고, 관련자들을 인터뷰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 시기는 담당 종목에서 우울한 일들이 많이 터지던 때였다. 덕분에 나까지 우울했다. 대표팀 교집합이나 전반기 결산은 정말 힘들게 썼다. 속으로 울면서 썼다. 승격 거부는 결국 있었던 얘기들을 다시 끄집어낸 거 같아 아쉬웠다.

8월

대구육상세계선수권 특집
평창올림픽, 이제 현실이다
한일전 특집
컵대회 해답을 찾아라
선수 이적의 비밀

한일전, 육상선수권, 평창올림픽 등 굵직한 꼭지들이 많았다. 육상선수권 특집 일환으로 진행한 김현섭 선수 인터뷰는 고성까지 가는 강행군이었지만 재밌게 진행했다. 컵대회, 선수 이적의 비밀은 당초 기획보다 싱거운 기사가 나온 거 같아 조금 아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선수 이적의 비밀은 다른 매체에서 거의 비슷한 컨셉으로 그것도 한 달이나 앞서 다룬 것이었다. 씁쓸했다.

9월

황규연 가족 인터뷰
대한민국 최고의 구장을 찾아라
대표팀·챔피언스리그 특집
골키퍼의 세계
싱가포르 그랑프리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 골키퍼의 세계. 학창시절 동아리에서 골키퍼를 본 기억을 떠올리며 써내려갔다. 다양한 골키퍼들을 만나 얘기를 들으며 최대한 그들의 감정을 담아내려고 애썼다. ‘스위트 홈’ 황규연 가족편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그의 가족을 추천해준 이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한다. ‘최고의 구장을 찾아라’는 예상보다 결과물이 좋게 나와 기뻤다. 싱가포르 그랑프리도 뭔가 새로운 F1 기사를 다뤄보자는 취지를 제대로 살렸다. 대표팀 특집에서 3차 예선을 꿀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 안타깝다.

10월

김정우의 전역 편지
K-리그 신인 선수, 누가 잘했나?
서울과 수원의 마케팅경쟁
최인선 전 감독 인터뷰

이전에 비해 유난히 K-리그 관련 아이템이 많았다. 덕분에 즐겁게 취재했다. 김정우 기사는 조금 아쉬웠다. 원래 인터뷰를 하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터뷰가 잡히지 않아 애먹었다. 기사는 정말 밋밋했지만, 박스 아이템이 이 꼭지를 살렸다. 최인선 전 감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병을 이기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11월

김기중·정선화 커플 인터뷰
이제는 말할 수 있다-국가대표 감독
2군 리그, 이대로 없어지나?
K-리그 챔피언십 프리뷰
IBK 기업은행 인터뷰
대학 리그제, 어디까지 왔나?
코리아 그랑프리 르포
안양한라 김우재 인터뷰

장통보다는 짧은 꼭지가 많았던 때다. 김기중·정선화 커플도 뜻하지 않은 발견이었다. 기자의 귀찮은 요구에도 싫은 기색 하나 안보이던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코리아 그랑프리 르포도 잊을 수 없다. 생애 처음으로 한 F1 취재의 설렘을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 김우재 인터뷰는 뜻하지 않게 하게 됐지만, 덕분에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알 수 있게 됐다. IBK 기업은행 탐방은 7개월 만에 하게 된 배구 기사여서 뜻 깊었다. 대학리그제 기사는 종합 스포츠 매체의 특징을 잘 살린 기사였다고 자평한다. 2군 리그 기사와 챔피언십 프리뷰도 무난하게 진행했다. 대표팀 감독 관련 기사는 의외의 취재원이 도움을 줬다. 그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12월

송년특집 화보 Moment of the Year
스포츠계의 여성 감독들
추계학원 배구부 탐방
축구팬, K-리그를 말하다
그들의 J리그로 떠나는 까닭은?
이제는 말할 수 있다-SK 연고이전
스포츠로 통합 꿈꾸는 아시아
장윤경 코치 인터뷰

화보기사처럼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것도 없다. 사진 선정과 배치에 최대한 신경을 썼다. ‘축구팬 K-리그를 말하다’는 새로운 시도였다. 걱정도 많았지만, 무사히 끝나 다행이었다. SK 연고이전 관련 기사는 좀 더 공격적인 취재를 위해 기획한 아이템이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전반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대충 매듭지은 기사가 몇 개 있다. 지금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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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뭉치맨@전주] “우승도 좋지만, 좋은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동반되어야 한다.”

2011 K-리그 우승을 차지한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명문 구단으로의 ‘레벨 업’을 주문했다.

최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울산에 2-1로 승리하면서 종합 전적 4-1로 울산을 물리치고 2011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2009년 우승 이후 2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이번 시즌 30경기에서 18승 9무 3패, 67득점 32실점의 기록을 세운 전북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리그 1위의 저력을 보여줬다. 2차전에서 이동국이 PK를 실축하고 설기현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특유의 ‘닥공’ 축구가 살아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완벽한 시즌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그러나 우승을 확정지은 최강희 감독의 표정은 너무나도 침착했다. 그는 “K-리그에서 명문 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이제 선수들과 함께 전북이 K-리그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어서 “명문 팀으로 거듭나려면 많은 게 동반되어야 한다. 클럽하우스 등 좋은 시설이 생기고,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영입해서 매 시즌 선두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라며 경기 외적인 면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자신이 경기장에서 최고의 팀을 만들 테니, 구단이 시설이나 선수 영입 등에서 이에 걸맞은 지원을 해주기를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

리그 우승으로 모든 것을 손에 쥔 것처럼 보이지만, 전북은 아직도 부족함이 많은 팀이다. 재계 규모 10위권에 드는 현대자동차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지만, 자동차 공장 기숙사를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는 등 시설 면에서는 타 기업 구단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지난 2009년 우승 이후 모기업에서 팔을 걷어붙였다. 현재 클럽하우스가 공사 중이다. 이것이 완공되면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최 감독은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축구를 많이 생각하고 축구단에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이번 시즌 우승도 했기에 도약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좋은 팀으로 성장했지만,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진정한 명문 구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히 성적만 좋아서는 명문 구단이 될 수 없다. 경기장 안팎 모든 면에서 리그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일단 전북은 경기장 안에서 리그를 선도하는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밖에서 명문이 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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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김민식 (사진: 전북 홈페이지 캡쳐)


[플라잉뭉치맨@울산] “워낙 잘 찼어요. 잘 찼으면 먹어야죠.”

골을 막는 것이 본업인 골키퍼가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전북 현대의 주전 골키퍼 김민식(26) 얘기다. 그는 30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 울산전에서 풀타임 출전하며 1실점으로 활약했다.

후반 18분 곽태휘에게 허용한 프리킥 골이 ‘옥에 티’였다. 골키퍼로서는 변명할 거리가 많은 상황이었다. 수비들이 벽을 세우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나온 슈팅이었고, 주심도 휘슬을 제대로 불지 않았다. 실점 이후 전북 선수들은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골키퍼 김민식은 쿨했다. 그는 “주심이 휘슬을 불었는데 그게 차라는 뜻인지도 몰랐다. 수비들이 벽을 서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던 상황이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워낙 잘 찬 프리킥이었다. 벽을 제대로 세워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골키퍼가 슛을 다 막아버리면 관중들이 무슨 재미로 경기를 보겠나. 잘 찬 프리킥은 실점을 내줄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한없이 쿨한 모습이었지만, 그 속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자신감’이다. 주전 키퍼였던 염동균이 불미스런 사건으로 이탈하며 갑작스럽게 주전을 맡게 된 그. 모두가 그야말로 ‘듣지도 보지도 못한’ 그의 등장에 걱정했지만, 그는 아니었다.

그는 “주위에서 반신반의하며 걱정도 많이 했지만, 나 자신은 자신 있었다. 여기까지 오게 돼 기쁘고, 남은 2차전도 무조건 승리한다는 생각으로 뛰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늘 경기에서도 각 급 대표팀을 거친 울산의 골키퍼들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년 전 벤치에서 팀의 우승을 지켜봤던 그는 이제 그라운드에서 팀의 승리에 직접 기여하고 있다. “직접 뛰어서 이기니까 기분 좋고 더욱 감명 깊다”며 이에 대한 소감을 밝힌 그는 “승부차기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데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혹시 승부차기에 돌입할지도 모르니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며 남은 경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성공은 기회를 잡는 자의 것이다. 문제는 이 기회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는 것. ‘쿨한 골키퍼’ 김민식은 그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고, 이제 리그 정상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이 끝날 때까지 면도도 하지않겠다며 각오를 불태우고 있는 그가 시즌 마지막날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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